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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19.06.18 엄마, 나 재수할래. 2

나의 20살은 재수로 시작한다.

오빠는 하루 종일 컴퓨터만 하고 특목고에 좋은 대학에 들어간 것 을 보고 자라 서였을까?

난 내가 당연히 좋은 성적으로 IN 서울을 할 줄 알았다.

지금 생각해보면 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다. 잘하고 싶은 욕심은 1등이었지만 그만큼 집중해내고 외워내지 못했다. 중상위권에서 상위권을 맴도는 중학생을 보내고 15개 반이 있는 고등학교에 가서 나는 내 등수를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다. 중위권에서도 위쪽이었다고 믿고 싶었던 것 같다. 그렇게 나는 제대로 다시 공부하겠노라. 내 환상을 더 이상 상상으로 만들지 않고 현실로 만들겠노라 다짐하고 부모님께 재수를 하겠다고 큰소리쳤다.

 

당시에도 재수학원은 수강료는 만만치 않았다. 다음에 커서 부모님께 꼭 갚아 드리겠다고 다짐하고 난 열심히 공부에 임했다. 뿔테 안경을 쓰고 난 예쁜 옷에 관심 없는 선머슴 여자처럼 입고 다니며 공부에만 집중했다. 의지가 약한 게 흠이었을까 난 또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. 슬펐다. 내 인생의 첫 번째 위기였다.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었다.

방안에 문을 닫고 며칠을 보냈다. 그렇게 난 집이랑 가까운 사립 대학교에 들어갔다.

 

대학생활에서도 난 한 번도 MT를 가본 적이 없었다.

재수를 실패한 죄송함에 대학생활에서 꼭 성적 장학금을 받고 싶었고 이왕이면 서울로의 편입도 꿈꾸었다.

재수 실패는 나를 일찍 철들게 했고 나에겐 음주가무는 없었다. 내가 1학년 때는 그렇게까지 취업난이 사회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나는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취업난이라는 걸 감지했는지 정말 열심히 살았다.

 

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해 봐야겠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만나야 했고 경험하고 싶은 게 있으면 경험해봐야 했다.

그렇게 대학생활을 공부와 내가 이끌리는 무언가에 따라 정말 바쁘게 했다.

21살, 대학교 1학년 난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 에너지 뱅크였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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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아이로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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